들어가는 말
제사는 빼고 일 년에 두 번 설이랑 추석에 지내는 차례는 물가가 점점 오르는 시점에 그 비용도 만만찮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23년도 기준은 모르겠지만 22년도 조사 통계자료를 보니 차례상을 한번 차리는 데에 평균 36만 원이 든다고 하는 자료가 있었다. 사실 이 정도까지 들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어디 돈만 많이 드는가. 명절만 되는 전 부치랴 그 수많은 음식을 하느라 우리의 아내들은 많이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우연히 정말 대단한! 내용을 발견하였다. 2022년에 성균관에서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이라고 들어봤는가.
본문
잘못된 차례문화를 바로 잡고자 하는 성균관
성균관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교 문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성균관 아닌가. 유교의 중추기관!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라는 곳이 있는데, 2022년 추석이 오기 전 '차례상 표준안'이라고 해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사실 차례상이 이렇게까지 상다리가 휠 정도로 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유서 깊은 선비의 집에서는 오히려 더 간소하게 한다는 것이다. 성균관이 이렇게 나서서 제사상 표준안을 발표한 이유가 잘못된 차례 문화를 개선하며 동시에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 원래 차례상이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이렇게 복잡하지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늘 해오던 아래와 같은 이것이 잘못된 차례문화라는 것이다.
차례 상차림의 간소화: 기본 상차림은 9가지 음식
먼저 성균관에서 발표한 아래의 사진을 살펴보면 그 간소함을 직관적으로 바로 알 수가 있다. 상차림 간소화의 핵심은 바로 음식의 수이다. '9가지 음식이면 충분하고 전도 안 부쳐도 된다.'라는 것이 공식적인 성균관의 발표 내용이다. 이것은 잘못된 차례문화에 대해서 성균관이 바로잡고자 하는 내용으로,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명절의 문화에 대해 남녀갈등, 세대갈등이 일어나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도록 권위 있는 단체에서 가이드를 제시해 주었다는 데에 상당한 의의가 있다. 이는 억지로 만든 내용은 아니고 다 근거와 뜻이 있는 내용이므로 따라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차례로 살펴보면 1열에는 과실류 4가지, 2열에는 삼색나물과 구이 그리고 김치, 3열에는 송편과 밥을 놓으면 되는 데, 각기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육고기나 기타 음식 1~2가지를 더 올려도 좋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 같은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싫어하시려나.
차례상 표준안이 발표된 지 1년
이 글을 쓴 이유는 이 표준안이 발표가 된 지 1년이 되었고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리기가 돌아오는데, 이렇게 지낼 수 있는 집안이 몇이나 되는지가 진짜 궁금해서 몇 자 끄적여 보았다. 권위 있는 곳에서 이렇게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집안에서는 올해의 차례상이 작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주소체계 개편을 시행하고 한참이 지나도 구주소를 쓰는 사람이 많듯이 이것도 아마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심지어 국가적으로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하는 내용이 아니기에 그 변화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기도 하다.(사실 거의 안 바뀔 수도.)
나가며,
사실 이러한 간소화 가이드가 있다고 해도 각자의 집에서는 '전통을 지켜야 되는데 무슨 소리냐, 유서 깊은 집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하는 이야기가 많을 것이고 변화는 거의 없을 것 같긴 한데, 여기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차례를 경쟁적으로 지내기 시작한 게 100년 밖에 안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짧다. 갑오경장 이후 누구나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된 시점부터 너도나도 (양반이 되었다는 양반부심? 도 포함하여) 조금씩 잘하려다 보니 어느새 없던 의례까지 생기고 복잡해지고 음식도 많아지게 된 것이다. 오히려 진짜로 유서 깊은 종갓집의 경우는 성균관 표준안 보다 더 간소한 경우가 많다. 퇴계 이황의 종가댁의 차례상을 예를 들면 과일, 떡, 포, 두부전 밥 정도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간소함을 알 수 있다. 관습이 생겨난 경위를 보자니, 굳이 더 간소화를 따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례가 여러모로 피곤한 경우가 많으니 위 간소화를 따르려는 노력을 천천히 조금씩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해에 하나의 음식씩 빼버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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