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마시는 차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차의 종류 및 분류법은 몇 가지 대표적인 방법이 있는데, 혼합에 따른 분류, 생산지에 따른 분류, 제조과정에 따른 분류법으로 카테고리화하여 통용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조과정에 따른 분류법으로 정해진 '6대 다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6대다류' 란 무엇인가
6대다류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간씩 다른 제조과정에 따른 분류법으로 나눠진 6가지 차의 종류를 통칭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각기 다른 가공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그 종류는 녹차, 홍차, 우롱차, 백차, 황차, 흑차이며, 이를 6대다류라 칭합니다. 각 차의 핵심적인 차이를 간략히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녹차: 비산화차 / 산화억제
- 홍차: 완전산화차 / 산화촉진
- 우롱차(청차): 부분산화 혹은 불완전산화차 / 산화의 정도, 비율에 따라 여러 종류의 우롱차로 또 나뉘어짐
- 백차: 자연산화차 / 산화를 촉진하지도 않고 억제하지도 않음
- 황차: 녹차가 모차인 차로 녹차 제조과정과 비슷하나 민황(후발효)의 과정을 거침
- 흑차(보이차): 녹차가 모차로 녹차 제조과정과 비슷하나, 긴압(압축성형)과 숙성(발효)의 과정을 거침
녹차(Green Tea)
녹차는 산화되지 않은 차로 찻잎(tea leaf)의 원색인 녹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차입니다. 녹차의 제조과정은 채엽(Plucking)→살청(Fixation)→유념(Rolling)→건조(Drying)의 4단계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각 단어의 설명은 맨 아래 문단 참조)
녹차는 구수한 맛이 특징이며 차분한 특성을 가집니다. 보통 동북아시아 국가에서 많이 소비되는데 특히 역사적으로 동양 3국(한중일)에서 많이 소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녹차는 전엽(whole Leaf) 타입이 대다수이며, 일본 녹차는 고유의 재배법과 가공법으로 특이한 형태의 녹차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 녹차는 용정, 벽라춘, 황산모봉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한국은 남쪽 보성과 하동지역에서 꽤 품질 좋은 녹차를 생산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찻잎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풀어 음용하는 맛차,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차의 수급이 딸려 곡물(현미)과 섞어 만든 겐마이차 등 독특한 형태의 녹차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녹차 원탑은 용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구수한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홍차(Black Tea)
홍차는 완전 산화된 차를 말합니다. 일각에서는 산화 대신 발효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정확하게는 '산화'가 맞는 표현입니다. 갓 따온 찻잎에서 수분을 빼는 과정을 거쳐 숨을 죽이고 찻잎에 상처를 주어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게 하여 산화작용을 활발히 일어날 수 있게 세포벽을 파괴하여 산화를 시킨 후 건조를 하게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채엽→위조→유념→산화→건조→분류)
홍차의 맛 프로필 역시 굉장히 다양함을 자랑합니다. 대표적으로 맥아, 과일, 스모키로 묘사되기도 하며, 산지, 고도 및 농장별로 개별적인 맛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대표적인 홍차품종으로 인도의 아쌈(Assam), 다즐링(Dajeeling), 닐기리(Nilgiri) 종류가 유명하며, 고도의 차이에 따라 기막히게 맛이 다른 스리랑카의 Ceylon Tea가 유명합니다. 그 외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는 차들도 다국적 tea 대기업의 제품에 혼합되어 쓰이며 많이 소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홍차는 우유와 설탕과 함께 섞여 밀크티로도 많이 즐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인도 등지에 가보면 짜이라고도 표현되는 독특한 형태로 소비되기도 합니다.
홍차의 종류 중 개인적으로 몰티향이 진한 아삼차(Assam Tea)를 좋아합니다. 다즐링 고원지역에서 나는 생산되는 홍차가 더 비싸고 맛도 좋고 고급으로 여겨지는 시장현황이 있으나, 지극히 개인적으로 아삼만의 진한 몰티향이 더 입맛에 맞습니다. 아삼차는 다른 지역의 whole Leaf차와는 다르게 너른 평야지대의 대엽종을 파쇄(Broken)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차입니다.
우롱차(Oolong Tea)
우롱차는 불완전 산화차로 녹차와 홍차 중간 단계의 차라고 보면 됩니다. 우롱차는 산화정도가 다양하여 다양한 풍미와 광범위한 맛을 가진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옅은 색부터, 진한 색까지 색깔도 다양하며, 맛도 굉장히 복합적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화의 정도에 따라 블랙우롱차, 그린우롱차로 나뉘고도 합니다. 그린우롱차는 산화가 10~40% 정도인 우롱차로 맛이 녹차에 가까우며, 블랙우롱차는 산화도가 70% 이상으로 홍차에 가깝습니다.
우롱차는 크게 복건오룡, 광둥오룡, 대만오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복건성(푸젠성) 북쪽은 민북오룡으로 다시 분류되며 대홍포, 육계, 수선 등의 대표 우롱차가 있으며, 남쪽은 민남오룡으로 안계철관음이 유명합니다. 광동오룡의 대표 우롱차는 봉황단총이 있으며, 대만오룡은 대만에서 생산되는 우롱차로 아리산, 동방미인, 금훤 등이 있습니다.
현대 우롱차의 제법은 그 종류와 생산 다원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채엽→위조→주청→산화→살청→유념→건조→분류의 과정을 거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밀키우롱이라고도 불리는 대만우롱차 금훤을 좋아합니다. 이 말도 안 되게 찻잎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것 같은 버터향과 우유향이 기가 막힙니다. 요새 젊은 티샵에서 적지 않게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백차(White Tea)
백차는 위에서 간략하게 살펴보았듯이 정말 최소한의 공정으로 가공되기에 그 섬세한 맛으로 유명합니다. 가공과정에서 잎을 자연적으로 건조시킨 다음 부드럽게 건조시켜 산화를 멈추는 단계를 거칩니다. (채엽→위조→건조의 단계로만 제조) 백차는 주로 어린 찻잎을 쓰게 되는데, 가볍고 미묘하고 섬세한 맛의 특징이 있습니다.
주요 품종으로 백호은침, 백모란, 수미, 백호주 등이 있으며, 차의 특성상 오래 보관하여도 향과 맛의 변화가 적은 장점이 있습니다.
흑차(Dark Tea)
흑차는 후발효차 혹은 숙성차라고도 불리며, 흔히 우리가 보이라차고 부르는 차도 흑차의 종류입니다. 흑차는 잎을 말리고 미생물발효를 거치는 공정이 있습니다. 가공, 생산 과정에서 미생물 활동과 발효를 촉진하는 단계가 있으며 이 과정은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서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차는 야채를 구하기 어려운 고산지대나 사막지역의 사람들의 비타민 공급원으로 오래전부터 제조되어 섭취되었습니다. 차마고도의 '차'가 바로 이 차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차를 싣고 올라가서 말을 가지고 내려오는 무역길이라는 뜻이었습니다. 흑차는 찻잎을 살청하고 유념한 후 건조시킨 모차(녹차와 유사)를 숙성시켜 만드는데 숙성의 여부에 따라 생차와 숙차로 나뉩니다.
제조공정은 채엽→살청→유념→건조→긴압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이 과정을 모두 마쳐도 완성된 흑차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생물에 의한 숙성(후발효)의 과정을 거쳐야 되며, 자연적으로 통풍이 잘되고 직사광선이 없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의 환경에서 보관되어 만들어지는 보이차는 보이생차라고 하며, 자연적인 숙성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인위적으로 인공숙성(악퇴)을 시키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 차를 보이숙차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흑차는 생산지 차청에 따른 분류로 보면 됩니다. 운남성, 호남성, 사천성, 광서성, 호북성 등이 흑차의 대표 생산지라고 보면 되며 우리가 흔히 아는 보이차는 운남성의 대표 흑차 종류 중의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운남성은 보이차, 칠자병차, 타차 등이 있고, 호남성은 복전, 화전, 흑전이 있으며, 사천성은 강전, 금첨이 있고 광서성은 육보차, 호북성은 노청차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보이차를 겨울에 많이 마시는 편입니다. 보이차를 마시면 느낌적인 느낌인지 실제로 그러한 인체 작용기전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황차(Yellow Tea)
황차는 독특한 가공법으로 6대다류의 다른 차들에 비해 살짝 덜 알려진 차입니다. 생산과정은 녹차와 유사하나 황변(민황)이라는 추가 단계가 있습니다. 아 단계에서 찻잎을 젖은 천으로 감싸거나 덮어 최종 건조과정 전에 살짝 산화가 일어나게 하도록 하는 데 이것이 황차의 풍미와 향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중국에서도 생산량이 많지 않아 희귀한 차이며 주요 품종으로 군산은침, 곽산황아, 몽정황아 등이 있습니다. 군산은침의 경우 마오쩌둥이 생전 가장 사랑했던 차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 단어 설명
- 채엽(plucking): 잎 따기, 녹차는 수확시기가 중요함, 지역, 수확방법, 수확 전 날씨가 품질과 등급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
- 위조(Withering): 찻잎을 시들게 만들어 수분을 감소시키는 과정
- 살청(Fixation): 처리, 산화를 억제시키는 단계, 녹색 고유의 색을 잡아주는 단계
- 덖음(Panfiring): 달궈진 팬을 통해 찻잎의 표면에 직접 열을 접촉시키는 방식
- 유념(Rolling): 덖어낸 찻잎을 넓게 펼쳐 비비는 단계
- 산화(Oxidation): 홍차 특유의 향과 맛과 색상을 내는 과정으로 녹색의 찻잎이 산소와 접촉, 갈변하여 갈색이 되는 과정
- 주청(Tossing): 산화의 정도를 조절하는 단계, 찻잎을 흔들어 상처를 내는 일을 반복
- 민황(Sweltering): 살청이나 건조과정에서 찻잎에 열이 가해진 상태로 찻잎을 나무상자나 철제 상자에 넣어 두어서 온도와 습도를 조성해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일어나는 과정, 황차 고유의 색이 나오는 과정
- 긴압(Forming): 압축성형의 과정으로 과거 차 상인들이 장거리 수송에 편리하도록 만든 데에서 유래함
- 건조(Drying)
- 분류(Sorting)
- 등급(Grading)
맺음말
지금까지 제조과정에 따른 차의 분류법인 6대다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료는 구글링 하면 여기저기에 너무도 많이 나오니 본 글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한 번에 대충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유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또 스스로 다시 한번 공부하는 차원에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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