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어린 시절엔 어머니가 어렵지 않게 명태를 시장에서 사 오셔서 찌개를 끓여주셨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동해안 한류의 경계선이 북쪽으로 점점 올라가는 바람에 강릉을 거점으로 위아래 동해안 전체에서 명태가 안 잡힌다고 한다. 바야흐로 동해안 명태 멸망의 시대를 겪고 있는 와중에 복원도 하느라 국립수산과학원, 대학, 기업들이 힘을 써온 사례가 있었는데 이게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팔색조 명태가 일반인들에게 혼란과 공포?를 주고 있는 그의 세분화된 명칭과 분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본문
나는 하난데 이름이 너무 많아 자아분열이 일어난다! 명태, 황태, 먹태, 짝태, 북어, 노가리, 생태, 동태, 낙태, 코다리(또 없나?)
살면서 쉽게 접하는 요런 단어가 다 명태 한 종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재미 삼아 적어보는 건데, 혹시나 빼먹은 게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 명태: 저 이름들 속에서 분류로 따진다면 가장 최상단에 있는 명칭, 명태에서 출발하여 여러 명칭으로 이름이 바뀐다고 보면 된다. 순수한 물고기 그 상태
- 생태: 명태 가공품의 종류가 하도 많아서 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명태를 생태라고 부른다. '생태탕'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엄연히 생태탕과 동태탕은 맛이 다르다.
- 동태: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동해안에서는 명태가 더 이상 해수부 통계에 잡힐 정도로 유의미하게 잡히지 않아 러시아에서 전량 수입을 하는데 러시아에서 잡자마자 급속냉동해서 한국에 들어온다. 이것이 동태다.
- 북어: 말린 명태를 뜻한다. 보통 북어라 칭하면 해안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추며 말리거나, 인위적 기계장치로 말린 가공품을 말한다.
- 노가리: 북어와 같은 공정으로 말린 것으로 보면 되는데, 20cm 이하의 크기를 노가리라고 부른다. 사실 이 상품은 없어져야 될 분야이다. 예전에 '총알오징어' 사태에서도 한번 사단이 났듯이, 각 개체의 어린 새끼들을 다른 네이밍으로 상품화해서 해당 종을 씨를 말리는데 일조하지 않았으면 한다. 노가리는 일반 명사화가 되었지만, 총알오징어는 쑥 들어간 게 그나마 다행이다.
- 황태: 이 역시 말린 명태를 뜻한다. 다만 말리는 장소는 대관령 해발 700m 이상에 나무로 대형 덕장을 만들어 놓고 산에서 말리는 명태를 말한다. 엄연히 북어와 다르다. 산속에서 높은 일교차 속에서 만들어지는 가공품이다. 눈을 맞으며 영하로 떨어졌다가, 다시 눈이 녹고 약간의 해동을 거치고, 다시 얼어버리고, 뭐 그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말려진 명태로,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대관령(평창군, 횡계 쪽) 황태가 유명했는데, 최근 인제 용대리의 황태가 품질이 좋은 것으로 더 유명세가 높아지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더 높다. 황태 응용 음식으로는 모두 다 들어본 황태해장국, 황태구이 등이 있다.
- 먹태: 용이되려다 실패한 이무기 같다고 생각하자. 황태와 똑같은 공정으로 대관령 덕장까지는 잘 도착했는데, 이런 기온이 영하로 잘 안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심하지 않아 황태로 상품가치를 매기기에는 애매한 존재가 먹태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상품 네이밍이다. 약간 뭐랄까 까맣게 그냥 말라버린 듯한 느낌으로 생겼다. 먹어보면 황태와는 약간 다르게 조금 질긴 느낌이 있기는 있다.
- 낙태: 이 네이밍은 사실 흔치 않고 잘 안 불려지는데 여하튼 존재는 있기는 있다. 역시 황태공정으로 덕장까지는 잘 따라갔는데 그만 나무 거치대에서 떨어져 버린 채로 공정을 겪은 아이들을 부르는 네이밍이다. 떨어졌다고, 그래서 낙태.
- 짝태: 명태에 속을 갈라 배에 소금을 넣고 말린 반건조 명태이다. 그냥 양념명태 정도로 생각하자. 술안주로 좋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데 도대체 위에 언급한 거 중에 술안주로 안 좋은 게 있는지 반문한다.
- 코다리: 코가 끼어서 반건조된 상태로 수산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게 코다리다. 명태 코를 뚫어 2마리 4마리 끼어서 유통이 되고 있는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 코다리다.
- 절단코다리: 저 코다리를 한 3~4등분 칼로 썩뚝썩뚝 잘라서 냉동해 파는 형태를 절단코다리라고 부른다.
나가며,
개인적으로 헛소리를 더 이어가자면, 생태는 이제 하늘의 별따기 이마트에서 가끔 보는 생선이고, 우리는 대부분 코다리나 동태 정도를 사서 찌개를 끓여 먹는 비중이 높고, 그 외에 말린 가공품으로 황태를 찢어서 황태해장국을 끓여 먹거나 맥주안주 정도로 쓰는 게 티피컬 한 명태 소비형태로 보인다. 언제 다시 날이 추워진다거나 해서 명태가 다시 동해안으로 내려오거나, 동해안의 명태복원의 노력이 대성공하여 매일같이 아주 싸게 생태탕을 먹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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