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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울진 여행 중인가요? 나곡식당에 들르세요.

by Cleanfount 2023. 12. 10.

 

 

주말에 가족과 함께 경북 울진 여행을 짧게 하였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당연히 밥을 먹어야겠지요. 저희는 울진 북쪽 지역에 위치한 국립해양과학관의 관람을 마치고 출출하여 밥집을 찾는 와중이었는데, 호평일색의 있어서 한번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곳은 '나곡식당'

울진여행 맛집 나곡식당

 

 

울진 나곡식당, 로컬이 인정한 맛집 중의 맛집

보통 여행을 가게 되면 그 지역의 전통적인 음식을 호갱 당해 먹게 마련인데, 저희도 별다른 노력 없이 울진대게?를 약 20~30만 원을 내고 먹게 될 예정이었던 저녁이었는데, 우연히 발견한 로컬들의 호평인 이 나곡식당을 한번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확인이 가능한 메뉴를 보고 딱히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메뉴의 '언밸런스'였기 때문입니다.

 

울진 나곡식당

경상북도 울진군 곡리1길 5-29

054-78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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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맛집인가 VS 추어탕 맛집인가

그렇습니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돈가스와 추어탕입니다. 듣기만 해도 너무 언밸런스하여 과연 맛집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도착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식당은 어디 산기슭 같은 곳에 있어서 본디 추어탕부터 시작한 식당인데, 돈가스를 나중에 추가한 메뉴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메뉴에 나온 추어탕, 뼈해장국, 왕 돈가스를 시켜보았습니다. 메뉴판에 추어탕과, 돈가스에는 괄호하고 (전문)이라고 적혀있었고, 뼈해장국은 그러한 부가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추어탕과 돈가스 맛집이라고 유추가 되었습니다. 짜잔 드디어 식사가 나왔습니다.

 

 

 

기가 막힌 돈가스 맛

나곡식당 수제왕돈까스 직촬 사진
나곡식당 수제왕돈까스 직촬 사진

 

돈가스는 여러 타입이 있지만 별다른 것이 들어가지 않은 기본 돈가스를 시켰고, 크기는 단계별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냥 돈가스는 1장, 왕돈가스는 1장 반, 왕 왕돈가스는 2장의 양을 줍니다. (그림은 왕돈가스입니다.) 

 

음, 이 돈가스는 뭔가 비주얼부터 다릅니다. 튀김옷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마 추측건대, 식빵가루를 사서 직접 빵가루를 만들어 고기에 입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삭한 튀김옷이 일품이며, 고기의 맛도 매우 부드럽게 혀에 잘 슬슬 녹아들어 갑니다. 

 

특이지점 다른 하나는 소스입니다. 이 소스는 일반적인 돈가스집에서 먹었던 맛의 범위에서 벗어난 묘한 맛을 제공합니다. 이 뭔가 약간의 알코올 향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고, 산수유? 복분자? 의 맛도 살짝 올라오기도 하고 하여간 묘한 향과 맛을 내는 소스가 돈가스의 맛을 더욱더 감칠 나게 합니다. 

 

 

먹어본 추어탕 중 TOP3 안에 듬

나곡식당 추어탕 직촬사진
나곡식당 추어탕 직촬사진(특이하게 추어탕을 시키면 맛보기 돈가스가 조금 나온다)

 

추어탕입니다. 이 식당의 정체성에 저같이 혼란이 온 손님도 많을 것입니다. 돈가스만 맛있는 게 아니라 추어탕의 맛이 일품입니다. 이거 뭔 우열을 가릴 수가 없습니다. 추어탕에 쓰이는 미꾸라지는 중국에서 퍼다온 것이 아닌 전라남도 부안산을 100% 이용합니다.

 

특이한 점은 추어탕을 시키면 그림과 같이 맛보기 돈가스가 나오는데, 구성이 참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힙니다. 왠지 추어탕 한 숟가락 뜨고, 바로 돈가스 먹으면 뭔가 조화롭지 않고 거시기할 것 같은데, 의외로 먹을만합니다. 추어탕을 먹고 돈가스를 먹으면 추어탕의 잔향이 돈가스의 맛을 가릴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 맛있습니다. 그 역순도 똑같이 괜찮습니다. 정말 오묘한 조합입니다. 

 

나름 추어탕을 좋아하여 종종 먹게 되는데, 이 집 추어탕 정말 괜찮은 맛을 표현합니다. 곁들이는 산초도 향이 좋은 것을 쓰는 듯했습니다. 추어탕의 경우는 온라인판매도 할 정도로 팬들의 수요가 많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정말 괜찮은 맛의 추어탕이었습니다.

 

 

뼈해장국은 평타

나곡식당 뼈해장국 직촬사진
나곡식당 뼈해장국 직촬사진

 

뼈해장국의 맛도 준수하기는 하나 추어탕과 돈가스에서 느낀 감흥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뼈해장국 집의 맛있는 뼈해장국정도였습니다. 이 메뉴가 있는 이유는 아마도 추어탕을 못 먹는 분들을 위해서 구성한 메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르신들 중에 돈가스 같은 기름진 음식을 못 먹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그런 분들을 위한 메뉴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는데 뭐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울진 나곡식당은 누가 와서 먹어봐도 추어탕과 돈가스 맛집입니다. 

 

 

 

맺음말

하마터면 별생각 없이 울진대게를 어디 해변관광지에서 2~30만 원 내고 먹을 뻔하였는데(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았겠지만), 이렇게 우연히 발견한 로컬이 인정한 맛집을 찾아 여행 중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게 된 기쁨도 여행의 기분을 더욱더 즐겁게 해주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나곡식당, 지금 찾아보니 타 지역에서도 꽤나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많은 찐 리뷰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울진여행할 때, 로컬의 찐 맛집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집, 나곡식당을 추천합니다. 이상 글을 마치겠습니다.

 

* 식당주인 및 그 관계자와 어떤 일면식도 없습니다. 내돈내산 후기임을 밝힙니다.